“쭈구리고 앉아 물을 긷는 어린 소녀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듯한 아침 물 긷는 자리에서”
운하의 물은 밤새 교체되며, 새벽이 되면 가장 깨끗해집니다. 예전 야나가와 사람들은 아침에 물을 긷기 위해 물 긷는 곳으로 내려왔습니다. 이는 어린 소녀들이 하기도 했지만, 물 긷는 일은 힘든 일이어서 보통 소년들이 맡았습니다.
아침 5시면 부모님이 “물 길어 와라” 하며 깨웠고, 일어나자마자 양동이로 물을 15번 길어 항아리에 채웠습니다. 팔은 지치고, 겨울은 추워서 물 긷기가 끝나면 벌써 기진맥진해졌습니다. 학교가 시작하기 전에 다시 이불로 달려가곤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항아리에 채운 물은 간단한 여과 장치를 거쳐 마셨습니다.
그러나 “날물을 마시면 안 된다. 끓여서 마셔라”라는 말을 항상 들었다고 합니다. 산속에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옛 일본인들은 대부분 물을 끓여 마셨습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잊어버린 것이 물과 가까운 삶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