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에서 걸어오다 보면, 문득 공기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조금 전까지 피부를 감싸고 있던 온천의 따뜻한 김이,
이곳에서는 숲의 촉촉한 기운으로 바뀌어, 조용히 뺨을 스쳐 갑니다.
이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 목욕을 막 마친 이 순간뿐입니다.

먼저 깊게 숨을 한번 들이마셔 보세요.
온천의 여운이 숲속으로 천천히 녹아드는 느낌을 가만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눈앞에 있는 유가마는, 도고 온천 본관이 세워지기 전까지, 실제로 사용되던 것입니다.
약사여래의 모습과, 도고 온천의 유래가 새겨져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읽는 것’보다, ‘느끼는 것’입니다.

유가마 앞에서, 잠시 눈을 감아 보세요.
피부에는 아직, 목욕 후의 따뜻함이 남아 있을까요?
몸을 감싸고 있는 온기와, 숲의 공기가 전해주는 서늘함이 만나는 그 경계를 느껴보세요.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면, 흙냄새와 이끼의 습기, 나뭇잎의 푸른 향이 섞여,
숲이 지닌 생명의 기운이, 천천히 몸속으로 퍼져 들어옵니다.

온천의 기억을 품은 채, 숲을 향해 열려 가는 몸.
한때 온천물로 가득 차 있던 유가마라는 그릇 앞에서, 이제는 자신의 몸을 ‘숲을 담는 그릇’으로 바꾸어 보는 시간입니다.
도고 온천에서의 삼림욕은, 이미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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