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버스는 "장의 고향"으로 향합니다. 장의 고향에는 과거 400개의 간장 창고가 있었다고 하며, 현재도 많은 간장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쇼도시마의 간장 이야기를 하려면 소금 이야기로 시작해야 합니다. 쇼도시마는 오래전부터 해수를 끓여 소금을 만들었고, 나라와 교토에 공급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 후 소금 밭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모래 해변에 해수를 뿌리고 햇볕에 말려 그 모래를 모아 다시 그 모래에 해수를 뿌립니다. 그리고 모래에 붙어 있는 염분을 털어 많은 양의 소금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해변에 해수를 긷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집에서 독립을 하는 아이들에게 "너도 나이가 되었으니 소금을 밟고 와라"며 그 고생에 빗대어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소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에도 시대에는 소금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때 소금 만들기 대신 시작된 것이 간장 제조입니다. 간장의 "쇼"라는 글자, 즉 장(히시오)은 쌀이나 콩 등에 소금을 더해 발효시킨 것입니다. 약 800년 전, 어떤 승려가 중국에서 배운 제조 방법을 와카야마현의 유아사 지역 사람에게 전한 것이 간장의 시작이라고 전해집니다.
쇼도시마에 대해 말하자면, 약 400년 전, 오사카 성을 만들기 위해 돌을 캐러 온 부대가 조미료로서 간장을 가져왔습니다. 그것은 당시 일본에서 최고로 여겨진 유아사 지역의 간장이었습니다. 검은 색으로 떨어지는 매혹적인 액체를 본 쇼도시마 사람들은 그 제조 방법을 배우러 유아사에 갔다고 전해집니다. 간장 제조에 필요한 소금은 남아돌고 있었습니다. 기온도 발효에 적합하고, 원료를 하역할 수 있는 항구를 가진 쇼도시마는 간장 제조의 기반이 잘 마련되어 있었던겁니다.
이후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면서 400개의 간장 창고가 늘어나고, 거래처는 장의 고향이 있는 우치노미 만에 증기선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파도가 잔잔해 보이는 우치노미 만은 의외로 수심이 20m 입니다. 그 때문에 큰 배가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섬에서 가장 큰 마루킨 간장의 부두에는 환영을 하기 위한 문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교토와 오사카의 거래처에 영업을 한 노력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장의 고향에서는 지금도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공장과 창고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붕과 흙벽의 색이 검게 물들어 있는 것은 간장 균이 지붕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균이 필수적이지만, 건물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맛을 깊게 만들어 줍니다. 각 창고마다 맛이 다른 것도 창고마다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붕의 색이 검으면 검을수록 번창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창고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높이 2m가 넘는 큰 나무통이 빼곡히 늘어서 있으며, 나무통 안에는 간장의 원료가 되는 전국(거르지 않은 간장)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장인들이 배의 노처럼 생긴 것을 사용하여 바닥에서부터 저어줍니다. "여름에 간장을 담그는 일과 간장 섞기가 없다면 간장 가게 남자의 삶은 편할텐데"고 노래될 정도로 힘든 일이며, 잘못해서 나무통 안에 떨어지면 1주일은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간장으로 만든 명물은 츠쿠다니가 있습니다. 츠쿠다니는 전쟁 후 식량 부족 시기에 누구나 가지고 있던 간장으로 고구마 줄기를 끓인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발상지는 "잇토쿠안"이며, 지금도 그 원점이 되는 고구마 줄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또 간장과 세트로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서, 쇼도시마에는 또 하나 유명한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소면"입니다.
일본에는 삼대 소면으로 불리는 산지가 있습니다. 나라현의 미와 소면과 효고현의 반슈 소면, 즉 이보노 이토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가가와현의 쇼도시마 소면, “섬의 빛”입니다. 쇼도시마 소면의 시작은 약 400년 전, 이세 신궁에 참배하러 갔던 사람이 돌아오는 길에 미와 소면의 기술을 배워온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소면 제조에 필요한 것은 밀과 물, 그리고 소금입니다. 쇼도시마에 소금이 있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쇼도시마의 소면은 밀가루를 비법의 소금 비율로 반죽하여 형태를 만듭니다. 그리고 기름을 바르면서 막대 모양으로 만들어 가는데, 이때 쇼도시마의 소면에는 독특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기름으로 "참기름"을 사용합니다. 소면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카도야"의 참기름입니다. 참기름은 산화되기 어려워 소면의 변함없는 맛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쇼도시마의 소면이 노란빛을 띠는 것도 참기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장인이 손으로 얇게 늘린 후 햇볕에 말립니다. 이때 간카케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면을 말려줍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쇼도시마의 소면은 바늘의 눈을 통과할 정도로 얇다고 여겨집니다.
쇼도시마의 소면은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소면 조합을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것이 "섬의 빛"이 됩니다. 그렇지 않은 것은 "쇼도시마 손수 만든 소면"으로 가게에 진열됩니다. 여기에 우열은 없지만, 맛의 차이는 있을 겁니다.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나가사키현의 시마바라 소면도 유명하지만, 시마바라의 난 이후에 쇼도시마 사람이 이주한 것을 계기로 쇼도시마의 소면 만들기가 전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그 공통점을 혀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버스는 계속해서 장의 고향을 목표로 달립니다. 버스를 내리는 순간 간장의 냄새에 둘러쌓이게 될 겁니다. 그때를 기대하시며 도착할 때까지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