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다리 아래를 지나갈 때, 다리 기둥의 모양에 주목해 보세요. 다리 기둥은 V자 형태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모양으로 되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는 왜 그럴까요? V자 형태는 수위가 낮을 때 강 폭이 좁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평탄한 지형에서 물의 흐름에 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수위가 높아지면 강 폭이 넓어지면서, 많은 양의 물을 흘려보내 물의 힘을 완화하고 시간을 벌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물을 조절하는 장치를 ‘모타세’라고 부르며, 수문이나 둑도 이에 포함됩니다. 운하는 이러한 장치들을 복합적으로 조합해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기억을 되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일본 전역의 논 역시 물을 보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 벼도 물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논에 물을 채우는 것이 자연스럽게 강물의 범람을 방지하는데 기여했던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이렇게 강물과 조화롭게 살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