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동쪽에 있는 중학교 자리가 야나가와성이 있던 곳입니다. 야나가와는 규슈의 중요한 거점이었기 때문에 전국시대에 성이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로는 성을 방어하는 데에도 유용했으며, 야나가와성을 함락시키려면 3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성터였습니다. 에도시대에 다나카 요시마사가 성주가 되면서 천수각이 만들어졌고, 성곽 마을의 수로도 정비되었습니다. 이후 성주가 된 다치바나 무네시게는 수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성을 둘러싼 수로를 팔 때에는 파낸 흙을 성 쪽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야나가와성을 한층 더 높은 곳에 세우고, 성곽 마을 간의 높낮이를 두었습니다. 만약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물은 성이 아닌 성하 마을 쪽으로 흘러가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이 설계가 증명된 것이 바로 유례없는 대홍수 때였습니다. 야나가와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지만, 야나가와성터에 세워진 학교만은 마치 떠 있는 성처럼 물 위에 떠 있었습니다.
그 후 1주일 이상 야나가와 마을은 침수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로의 물을 마실 수 없게 되었고, 급히 상수도 정비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물을 길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졌고, 수로는 쓰레기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곳에서 수영하지 마세요”라는 빨간 깃발이 세워지고, 아이들은 수로에서 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나날이 10년이나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