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을 지나면, 공기가 확 달라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부터는 야쿠오인의 ‘성역’. 즉, 성스러운 산의 내부로,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입니다. 곁에는, 수행도의 창시자인 ‘엔노교자’를 모신 전각도 있는데, 수행도란 어떤 가르침일까요?
수행도는, 일본 고유의 산악신앙에, 불교 등의 사상이 융합되어 태어난, 일본 독자적 종교입니다. 수행자와 야마부시라 불리는 사람들은, 신성한 산에 들어가, 엄격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이나 영적 힘을 얻고자 했습니다. 다카오산도, 이러한 수행도의 수행장으로,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신앙을 모아 왔습니다.
수행자들은 산을 오를 때, ‘롯콘쇼조(ろっこんしょうじょう)’를 외우며 걷습니다. 롯콘이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다섯 감각에 ‘마음’을 더한 여섯 가지 감각을 말합니다. 그것들을 맑게 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자연과 하나로 하려는 것이지요. ‘롯콘쇼조, 롯콘쇼조…’를 계속 외우다 보면, 결국 자아를 잊고 산과 일체가 되는 경지에 이르겠지요.
참고로, 우리가 무심코 쓰는 ‘돗코이쇼’라는 구호도 ‘롯콘쇼조’에서 변형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문 위에는 ‘레이키만잔(霊気満山)’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생명의 힘이 충만한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비가 갠 숲속. 나무의 숨결 같은 흰 안개와, 숨이 멎을 듯한 고요한 날. 그 말의 의미가, 마음과 몸에 스며드는 것을 느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