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다카오산의 꼭대기, 해발 599m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요?
일본인에게 산은 단순한 경치가 아닙니다. 때로 생명을 기르는 존재이자, 때로 생명을 앗아가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산에 내린 비는 강이 되어 논밭을 적시고, 식량의 축복을 가져옵니다. 동시에 산은 죽은 자의 영혼이 돌아가는 장소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생과 죽음, 기도와 경외. 이런 많은 감정이 산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두 손을 모으고 싶어지는 장소였다”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다카오산의 본질을 만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관광의 산이면서 신앙의 산. 이 작은 산이 왜 ‘기도의 산’이라 불려 왔는지. 지금, 그 이유가, 조금은 마음에 와닿았을 것입니다.
정상에는 상점도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과 음식에 불편함이 없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계곡에서 물을 길어 통에 넣어 올라왔다고 합니다. 가득 채운 물도 산을 오르는 동안 흔들려 쏟아져 정상에 닿으면 겨우 3분의 1만 남았다고 합니다. 그 수고를 떠올리면, 이곳에서 마시는 물 한 모금, 식사 한 끼가 더욱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다카오산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도 힘써온 산입니다. 사실 이곳은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의 발상지. 지금의 다카오산에는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일부러 두지 않음으로써 쓰레기가 줄었고, 먹을거리를 찾아 모여들던 동물들의 모습도,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런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오늘의 아름다운 산을 지켜온 것입니다.
조용히 눈을 감아 보세요. 이 산을 올랐던 이들의 발자취와 기도의 숨결이, 저 먼 시간 속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듯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여정에 마음을 겹쳐보며, 여러분의 여정 또한 조용히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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