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를 내렸을 때는 관동평야가 펼쳐진 동쪽 풍경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지금 정상에 선 여러분 앞에는, 반대로 서쪽의 웅대한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깊게 겹겹이 이어진 산맥 너머,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바로 후지산입니다.
다카오산이 지켜온 것은 동쪽의 마을뿐이 아니었습니다. 동서의 풍광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기도를 함께 품어온 것입니다.
새해 아침에는 첫 해돋이를 맞이하려는 이들로 붐빕니다. 동지 무렵에는 태양이 후지산 정상에 지는 ‘다이아몬드 후지’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 신비로운 광경 앞에서, 예전부터 사람들은 인간의 힘을 넘어선 위대한 존재를 느꼈을 것입니다.
겨울 이른 아침에는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든 적후지(赤富士)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찰나의 빛나는 모습은, 기도의 불꽃처럼 가슴에 깊이 새겨집니다. 장마철 비가 갠 아침에는, 운해 위로 후지산만 얼굴을 내미는, 환상적인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기도와 신성함을 느끼는 순간이지요.
에도 시대, 후지 신앙이 활발하던 시절, 사람들은 이곳에서 걸어서 후지산을 향했다고 합니다. 당시, 후지산은 여성의 입산이 금지되었기에, 여성들은 대신 다카오산에 올라 멀리서 후지를 향해 기도를 드렸다고 전해집니다. 이곳은 후지산의 대체지가 아니라, 기도를 전하는 신성한 장소였던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후지산을 향해 두 손을 모아 보세요.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그 생각은 시대를 넘어, 옛사람들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기도의 울림일지도 모릅니다.

다카오산 정상은 ‘골인 지점’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내려갈 때는 올라왔던 길과 다른 자연연구로(路)나 코스를 선택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길을 정하기 어렵다면 다카오 비지터 센터에 상담해 보세요. 길 위에는 기도가 담긴 지장보살(お地蔵さん)이나, 발걸음을 멈추고 싶어지는 자연의 풍경들이 있습니다. 오르막길에서는 놓쳤던 작은 풍경을, 다시금 눈에 담아 보시길 권합니다.

※이 가이드는 취재와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저희 ON THE TRIP의 해석이 담겨 있습니다. 전문가에 따라 여러 설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진실은 여러분의 여행 속에서 발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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