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높게 쌓인 흙벽이 이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유즈키성의 ‘도루이’라고 불리는 흙으로 만든 성벽입니다.

한때는 적을 막기 위한 방어벽이었지만,
지금은 숲의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부드러운 길이 되었습니다.
목욕을 마친 몸은, 바람의 흐름을 더욱 민감하게 느낍니다.
걸음을 멈추고,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느껴 보세요.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토루의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쌓아 올리는 행위 그 자체가 만들어낸 풍경’입니다.
겹겹이 쌓인 층 하나하나가, 마치 오래된 문서의 페이지처럼 이어지고,
흙의 층 차이는 ‘시간의 겹침’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전해줍니다.
이 모든 것은, 한때 이 언덕에서 일어났던 커다란 변화의 흔적입니다.

이곳에서는 ‘소리를 듣기’보다,
‘소리가 얼마나 조용해지는지’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흙은 소리를 튕겨내지 않고, 부드럽게 흡수합니다.
발소리도 옷깃이 스치는 소리도, 벽에 닿기 전에 가라앉고,
남는 것은 자신의 심장 박동과 호흡의 미세한 흔들림뿐.

그 ‘고요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감각’이야말로, 아래 세상과의 거리를 만들어내는
이 토루가 선사하는 삼림욕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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